본문 바로가기
책이야기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by start-with-y 2025. 3. 22.
728x90
반응형

중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질까?

강대국 사이의 충돌 원인을 이야기한 정설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입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가 말한 것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위협할 때, 발생하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혼란상황을 가리킵니다. 과거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도 아테네의 부상과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현실에 불만인 신흥 도전국의 역량이 주도권을 가진 기존 패권국의 힘에 근접하기 시작하는 기간 중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이 주장은 사실 역사적으로 이미 수차례 증명되어 왔습니다.

미중 관계에서도 이 프레임이 자주 적용됩니다. 많은 사람이 "중국이 계속 성장해서 미국을 추월하면 전쟁이 일어날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 마이클 베클리와 할 브랜즈는 오히려 중국이 미국을 완전히 추월하기 전에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꼭 "성장하는 나라와 기존 강자의 싸움"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정점을 찍고 내려가기 직전의 나라"가 불안감에 휩싸여 도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이미 정점에 도달한 중국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고, 군사력도 특히 해군과 미사일 기술에서 미국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 기지를 세우고, 대만 해협에서 훈련을 벌이는 모습은 중국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겉모습 뒤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중국의 약점은 우선 인구 위기가 심각하다는 점입니다. 한 자녀 정책의 여파로 출생률이 급감하면서 노동 인구는 줄고, 노령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총 인구수는 인도에 역전을 허용했고, 2050년쯤이면 중국 인구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거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다음으로 경제 둔화도 문제입니다. 과거처럼 두 자릿수 성장은 이제 꿈같은 이야기이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래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을 유지해 온 주된 요인은 임금 인상과 생활 수준 향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경제적 성과가 없다면 중국 공산당은 정통성 부재의 상태로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환경 오염, 식량 안보상황, 고위층의 부패, 사회 불평등 같은 내부 문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강할 때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질 것입니다. 특히 대만 통일은 시진핑 정권의 정당성과도 연결된 사안이라, 쇠퇴하기 전에 과감한 군사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강대국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들 때 공격적으로 변한 사례가 많습니다. 20세기 초 독일 제국과 일본이 그랬습니다. 중국도 지금 "위험한 정점"에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미국의 전략

미국은 위험한 정점에 도달한 중국을 어떻게 상대해야할까요?

첫째, 군사력 재배치가 급선무입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전략적으로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공군 기지를 무력화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에 대응하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더 많은 군사 자원을 배치해야합니다. 특히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국지전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둘째, 자유민주주의 동맹 강화가 필요합니다. 일본은 자위대를 강화하고 있고, 한국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 견제에도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대만은 최첨단 반도체의 공급기지입니다. 호주와 인도도 "쿼드(Quad)" 협력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파트너입니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서 미국이 이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을 발휘해야할 때입니다. 셋째, 미국내 정치사회적 단결도 중요합니다. 미국은 정치적 양극화로 국방 예산이나 외교 정책이 자꾸 흔들리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의회에서 싸우느라 중국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면, 중국은 언제든 그 틈을 노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전에 대비해야합니다. 중국이 쇠퇴하기 전에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면, 미국은 2030년대 후반까지를 집중 대비 기간으로 삼아야합니다. AI와 우주기술 개발, 경제 제재, 군사 훈련 등 모든 카드를 전략적으로 써야 합니다.

미중 패권경쟁의 전망

 

중국이 장기적으로 쇠퇴할 거라는 예측은 타당해 보이지만, 그 전에 국지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마찰이 생기면, 이게 전면전으로 확대될지 아니면 미국의 억제력으로 제어 가능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강한 군사력과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면, 중국이 도발의 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해 물러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이 우유부단하거나 자유 민주주의 동맹이 흔들리면, 중국은 기회를 잡아 패권을 뒤흔들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에 중요한 의미를 던져줍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쉽게 점령할 줄 알았지만, 국제 사회의 반발과 경제 제재로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도 대만 침공을 감행한다면 비슷한 제재와 동맹국들의 군사적 대응을 각오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러시아의 승리가 더 빨랐을지도 모릅니다. 중국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단호히 나서면 도발을 주저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중국은 러시아와 달리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훨씬 깊습니다.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제재의 효과가 러시아만큼 강력하지 않을 수도 있죠. 반대로, 중국이 러시아의 실패를 보고 더 치밀한 전략으로 나온다면 위험은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이버 공격이나 경제 압박을 군사 행동과 결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은 단순히 군사적 대결로만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제, 기술, 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치열한 싸움이 이어질 테고, 그 결과가 21세기 국제 질서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전쟁을 피하려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메시지가 가장 설득력있게 들릴지도 모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