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이야기

돌봄을 짊어진 아동, 영 케어러를 아시나요?

by start-with-y 2024. 11. 24.
728x90
반응형

영 케어러란?

삿포로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의 영 케어러

영 케어러(Young Carer)는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부모 등에게 무보수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청소년’ 을 의미합니다. 영 케어러(Young Carer)는 집안일과 가족의 돌봄을 도맡은 18세 미만의 아동입니다. 만성질환이나 신체장애, 정신적 문제로 장기간 돌봄과 간호, 관찰이 필요한 가족을 마땅히 돌볼 사람이 없을 때, 성인이 짊어질 책임을 미성년 아동이 떠안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2021년 3월에 발표한 「영 케어러의 실태에 관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일본 중학교 2학년 학생 17명 중 1명이 영 케어러라고 합니다. 이들 영 케어러들은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행정적 지원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어린 나이에 돌봄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영 케어러 아동의 현실은 어떨까요?

 

영 케어러 아동의 현실

영 케어러는 본래 어른이 담당해야 할 돌봄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장애 등을 안고 있는 가족의 거동과 목욕을 돕거나, 심한 질병으로 일할 수 없는 부모 대신 일을 하기도 합니다. 부모를 대신하여 가장으로서 어린 형제를 돌보기도 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고, 돌봐줄 성인이 없는 경우, 아이가 그 역할을 담당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가 가족을 돌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아이로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권리가 침해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영 케어러는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몸이 불편한 동생을 바쁜 엄마와 함께 돌보는 영 케어러

 

일본에서는 영 케어러가 되고 있는 아이들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행정적 지원이 아직 충분히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2021년 3월에 발표한 「영 케어러의 실태에 관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중학교 2학년의 약 17명 중 1명이 영 케어러인데요. 문제는 자신이 영 케어러라고 자각하는 아이는 불과 2%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중학교 2학년 중 12.5%는 자신이 영 케어러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 돌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영 케어러라는 말 자체의 인지도도 낮고, 들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의 80%를 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 돌봄과 간병이 일상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에, 자각 없이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아이도 많이 존재한다고 추측됩니다.

 

일본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게 실태조사를 권고하도록 촉구하고 있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조사 예정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영 케어러의 지원에는 복지, 교육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지원책이 필요하지만, 관할하는 부서가 여러 부서로 나눠져있기 때문에 제대로된 지원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기초수급이나 빈곤가정 등의 문제와 비교하면 외부에서 발견이 어렵고, 지원이 필요한 어린이의 식별이 곤란한 것도 영 케어러 지원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영 케어러의 아이가 안고 있는 4가지 문제점

영 케어러의 어린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첫째, 학업에 지장이 발생합니다. 학업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니 학력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됩니다. 둘째, 교우 관계가 희박해지기 쉽습니다.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에서 친구와 놀 시간을 빼앗겨, 교우 관계가 희박해져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가 나오는 것도 문제입니다.

셋째, 수면 부족이나 생활 리듬이 무너지는 등 건강이 손상됩니다. 돌봄이 필요한 가족의 케어 등으로 밤낮이 바뀌어 버려, 아이의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넷째, 취학 기회의 제한이 있습니다. 또한, 돌봄과 간병 부담이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부할 시간이 확보하지 못하고, 경제적 부담으로부터 일하지 않을 수 없게 되므 로 자신의 진로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케어러의 80%는 가족 돌봄의 어려움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

영 케어러가 되는 원인

그럼, 왜 영 케어러가 되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걸까요? 그 원인은 첫째, 핵가족화의 급속한 진행입니다. 핵가족화의 진행으로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지원이 필요한 부모를, 조부모 등 주위의 어른으로부터 지원받는 것이 어렵고, 아이가 부담을 짊어지게 되어 버리고 있습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른 가족의 부재는 영 케어러가 발생하는 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둘째는 한부모 가정의 증가입니다. 내각부 남녀 공동 참가국의 조사에 의하면, 한부모 가구의 수가 크게 증가하여 2016년의 조사에서는 약 141.9만 가구에 달했습니다. 이 중 모자 가정은 약 123만 가구입니다. 어머니에게 간병과 돌봄이 필요하게되면, 다른 가족에게 의존할 사람이 없으므로 아이가 돌봄을 맡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다」 「폐를 끼쳐 버리는 것이 싫다」등의 이유로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상담하지 않능 경우도 많아, 부득이하게 영 케어러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일본의 영 케어러 지원책

 

영 케어러의 문제에 대해 일본에서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우선 아이 자신의 마음의 문제에 대응하는 스쿨 카운셀러나, 아이가 있는 가정을 사회 복지적으로 지원하는 소셜 스쿨 워커의 배치가 있습니다. 또 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생님이나 지역의 분들과 제휴를 취하면서 영 케어러의 문제에 대처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전문가의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을 파악해, 상담을 하며, 필요에 따라서 의료나 간호등의 전문 기관에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영 케어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TV 프로그램이나 CM에서의 홍보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후생노동성은, 영 케어러의 사회적 인지도 향상을 향해, 2022년부터 3년간을 「집중 대처 월간」으로서 지정하여, 홍보 매체의 작성이나 전국 포럼의 실시 등, 홍보 계발 이벤트를 개최하는 시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영 케어러는 어른을 대신하여 가족 케어를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또, 영 케어러 속에는 자각 없이 가족을 케어하고 있는 아이도 많이 존재해, 행정적 추가 지원이 절실합니다.

일본 홋카이도에서논 영 케어러를 조기에 파악하여 적절한 지원을 하도록 조례를 제정하였다.

 

한국의 상황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가족 돌봄 청년 기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서울과 경기 지역 9~18세 영 케어러는 7만88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연령대 주민등록인구(203만4941명)의 3.5%입니다. 성인이 된 20·30대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가족 돌봄 청년은 12만347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조사가 영 케어러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국내 첫 추산 결과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국내에선 정부 차원의 영 케어러 규모 공식 추산치나 지원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제 학계는 한국의 영 케어러 대응 수준을 1~7단계 중 최저 수준인 7단계(무반응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10대 영 케어러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학교나 지자체 등에 잘 알리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집단’, ‘잊힌 최전선’으로 불립니다. 쉽게 남에게 어려움을 하소연하지도 못합니다. 우리 사회가 외면한다면 아이들은 평생 커다란 짐을 짊어진 채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일본의 사례를 교훈삼아 한국도 영 케어러 아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