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일본 정부에서 밝힌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3849달러입니다. OECD 가맹국 38개국 중 22위에 해당하며 2년 연속 한국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G7중에서도 가장 낮습니다.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3만5563달러입니다. 일본의 1인당 GDP가 낮아진 이유는 오랫동안 계속된 엔저가 주요 원인입니다.

엔저란 엔화의 가치가 달러에 비해 낮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엔화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일본의 국력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이 일본보다 1인당 GDP가 앞선 것은 그동안 경제가 꾸준히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일본은 1980년대 후반 버블경기가 꺼진 이후로 장기간 경제가 침체되면서 경제 성장률이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1996년 1인당 GDP가 세계 5위였던 일본이 성장을 멈춘 사이, 한국의 1인당 GDP가 증가한 셈입니다.
1인당 GDP를 쉽게 설명하면 국민 1인당의 수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국민 1명이 벌어들이는 급여액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앞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1인당 월급 평균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왜 일본의 1인당 GDP는 늘지 않은 걸까요?
기술 진보의 정체
첫째는 기술진보의 정체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OECD 선진국들의 1인당 GDP가 꾸준히 상승한 이유는 자국 산업의 기술발전 덕분입니다.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수출을 주도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꾸준히 매출을 올려왔습니다.

가령 삼성의 갤럭시는 AI기능으로 불필요한 배경을 지우거나, 통화중 자동 통역기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중국은 전기차와 자율주행기술에 있어서 미국의 테슬라와 함께 상당히 앞서가 있으며, 미국의 아마존은 드론택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기업문화는 여전히 챌린지 정신이 부족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길 주저합니다. 누구도 리스크를 짊어질려고 하지않고 정부에서도 쉽게 사업관련 허가를 내주지 않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에 세계를 주름잡던 안전제일의 기업문화와 관습이 디지털 시대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셈입니다. 아직도 결재 도장을 사용하고 팩스로 문서를 처리하는 뿌리깊은 아날로그 사고로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시대의 빠른 기술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계속 뒤쳐지게 됩니다. 그런면에서는 거침없이 나아가는 중국의 기술개발과 투자에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돌다리를 여전히 오랫동안 두들겨보고 건너가는 일본사회의 분위기가 변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어려워보입니다.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안전을 우선하고 경직된 분위기가 퍼져있어, 리스크를 감수하며 기술 혁신을 일으킬 동기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2000년대부터 해외유학을 가는 일본 유학생의 수가 줄어든 것도 우수 인재가 부족해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설비 투자의 정체
둘째는 설비 투자의 정체입니다. 일본은 그동안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설비에 투자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1990년대 버블경제 붕괴후, 불량채권 문제로 은행에서 기업들에 대한 대출이 줄어들었기때문입니다. 기업들은 돈이 부족하니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하지 못했습니다. 2010년이 되서야 일본 정부에서도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을 세웠지만 잃어버린 20년의 시간동안 세계와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마지막으로 저출산 고령화입니다. 누구나 하지 못한 기술,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 기술을 만들어내려는 챌린지 정신은 고령자보다는 청년들이 강합니다. 고령자들은 돈은 많을 지 몰라도 리스크를 두려워하고 안정을 원합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일본에서는 젊은 층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오기 어려워졌습니다.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일본의 국력이 낮아지고 가난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원을 대부분 수입하는 일본은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점점 더 가난해 질 수 있습니다. 엔화 가치하락으로 실질 급여마저 줄어들게 되면 우수한 인재는 해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이나 한국으로 빠져나가는 젊은 인재들이 적지않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세계를 선도하는 IT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이유는 실패를 두려워하지않는 챌린지 정신과 실패에 관대한 사회문화가 있기때문입니다. 중국도 청년창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며 혁신적인 스타트업 기업들이 줄을 잇습니다. 일본에서도 청년들의 챌린지 정신을 북돋아주는 사회분위기와 이를 지원할 투자정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세계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한국역시 일본보다 1인당 GDP가 높다고 자만하면 안됩니다. 미국, 중국에 비해서는 청년 창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높다고 할수는 없기때문입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혁신기술도 대만과 중국의 공세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하게 대비하지않으면 우리의 미래도 그늘이 드리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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