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가 전면도입됩니다. 고교학점제의 3가지 특징은 전과목 학기제, 내신 5등급 상대평가, 미이수 적용입니다. 이 3가지가 앞으로 빠르면 5년 내, 늦어도 10년 내 고등학교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알려드릴게요.

반편성, 과목변경 민원 폭증
올해부터 학기제 도입으로 인해 반편성과 강의실 편성의 복잡성이 증가합니다.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확대하려면 반별수업, 즉 학교지정과목이 없어져야하는데, 대부분의 일반고는 기존 관행에 젖어 국영수 예술체육의 학교지정과목을 편성합니다. 반별 수업이 많다보니 나머지 탐구, 생활교양의 선택과목은 3학점으로밖에 운영하지 못하고, 동시수업이 다수 발생합니다. 학교지정과 선택과목이 서로 다른 학점으로 뒤섞인 채, 학기별로 강의실 편성을 하다보면 반편성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학생의 반이 1,2학기 달라질 수도 있죠. 2026년과 2027년 수업시간표가 나오지않는 학교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또 반별수업이 많다보니 학생들의 반편성 관련 불만과 민원이 늘어납니다. 요즘 고등학생들은 과거보다 학급 공동체 의식이 약합니다. 고2부터 선택과목이 많아 이동수업을 하기때문에 반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학급에서 조, 종례와 일부 수업만 하고, 자신의 선택과목은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어색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반편성 문제로 인해 자신의 선택과목을 제한받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모두다 학기제와 맞지않는 학교지정과목을 고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반편성과 과목변경에 관한 민원이 늘 것입니다. 학기제이므로 학생들은 고2부터 총 4번(4학기)의 과목선택을 합니다. 학교지정과목이 있는 경우, 반편성에 제한이 있기때문에 학생들의 과목 변경요구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반을 바꿔주는 경우도 생깁니다. 물론 학교규정으로 무분별한 과목변경은 해줄 수 없으나, 진로변경을 이유로 학기말 갑작스런 과목변경요구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반수업, 즉 학교지정을 없애고 전과목 타임별 이동수업으로 운영하는 것 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반의 의미가 없으므로 과목을 변경해도 반은 달라지지않으며, 조, 종례를 제외하고 반에 모일 일이 없으니 반편성 관련 민원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고교학점제는 반이 아니라 강의실 중심이란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방학이 사라진다
2025년 고1부터 학점이수 인정기준이 달라집니다. 기존에는 연간수업일수의 2/3이상 출석하면 진급, 졸업이 가능했습니다. 성적이 0점이라도 상관없이말이죠. 올해 고1부터는 과목별 출석률 2/3이상, 학업성취율 40%이상이 되어야 학점을 이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미이수가 되어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를 받고 이수해야합니다.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는 1학점당 5시간을 실시해야합니다. 가령 4학점 과목이 미도달되었다면, 20시간의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를 받고 이수해야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학기말 성적과 출결마감이 끝나고 미이수 학생에 대해 최성보 지도를 실시하게 되면 방학이 적게는 1주, 많게는 2주 사라지게 됩니다. 또 방학에 미이수 학생들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방학중 학생 지도는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심의받아야합니다. 학기말 교과세특도 다음학기전에 마무리 해야합니다. 미이수 학생들에 대한 최성보지도결과를 수합하여 최종 이수처리를 위한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도 개최해야합니다. 이정도 되면 여름방학 2~3주는 학교근무가 당연시되는 날이 올 겁니다. 해결책은 학기중 예방지도 학생관리와 교과세특 입력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 구축입니다. 담당부서에서 콘트롤 타워가 되어 플랫폼을 구축해 제공하고 전교사가 접속하여 일사불란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어야합니다. 앞으로 학교업무 플랫폼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학교의 경쟁력은 물론 교사의 삶의 질도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지필고사가 줄어든다.
2025년 고1부터 학생부 대입전형제공자료에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과목별 평가정보가 제공되는 것입니다. 과목별 평가정보에는 지필, 수행평가의 비중과 수행평가 명이 제공됩니다. 이제 대학은 수행평가가 얼마나 내실화 있게 운영되고 교과세특에 반영되는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수행평가의 네이밍도 유행하겠죠. 수행평가의 장점은 교과세특과 바로 연계된다는 점입니다. 잘 만든 수행평가 하나가 교과세특의 차별화를 가져오거든요. 지필고사의 장점은 딱 한가지밖에 없습니다. 소수점 배점으로 인한 촘촘한 줄세우기뿐입니다. 지필고사로는 교과세특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지필고사는 일주일의 고사기간이 필요하고 성적처리에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학기당 2회의 지필고사를 운영하면 수업일수가 2주 사라지니 그만큼 진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만약 3학점 과목이라면 내실있는 수행평가도 제대로 실시하지못할 만큼 빠듯합니다. 당연히 교과세특의 질도 나아질 수 없죠. 학기중 미이수 예방지도할 여유도 없을 겁니다. 또 최근 지필고사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 민원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선행이 일반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2028년 대입수능에서는 통사, 통과가 출제과목이 되어 교과융합형태의 문항이 출제됩니다. 수능형태의 지필고사를 고집하다보면 문항오류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않을 것입니다. 요즘은 학교 지필고사를 학원에서 돈 주고 사서 분석하고 있거든요.
2028년 대입에서는 내신, 수능 모두 변별력이 낮아집니다. 수능은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모두 공통으로 출제되기때문에 상위권 변별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정시 수능전형에도 교과서류평가의 반영비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시도 내신이 5등급으로 완화되었기때문에 상위권 변별을 위해서는 반영과목수를 늘리고 교과이수현황과 등급, 성취도, 교과세특을 반영하게 될 것입니다. 내신도 표준편차가 산출되지않고 등급대의 폭이 넓어져 변별이 낮아진 것은 맞지만 학기제로 인해 과목수가 45%~60%까지 증가해, 세특의 양이 크게 늘어납니다. 즉, 평가요소는 기존보다 더 많아진다는 뜻입니다. 또 올해 고1부터는 봉사활동을 창체와 연계하여 실시하고 창체세특에도 기록할 수 있게되어 창체 특기사항의 질적 변화도 예상됩니다. 2028년 대입에서 서울대가 정시 수능의 일반전형에서 1단계 수능점수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3-2학기 까지의 교과서류평가 40%를 반영한다는 것은 학생부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사례입니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부가 증가하고 그 중요성도 커집니다. 이제 사교육은 자격고사화 될 수능보다 면접과 논술이 주된 수입원이 될 것입니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놓치지말아야
하루가 다르게 AI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 생성형 AI,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등 불과 2~3년 전만 해도 들어보지 못한 기술이 상용화 되거나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저 또한 chat gpt나 Grok3, 클로드, 리플릿, 브루, 감마, 릴리스, 제미나이 등 수많은 AI앱을 사용하며 학교업무와 자기계발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십년간 익숙해있던 학교문화, 교육과정, 학교공간, 업무구조, 진학지도방법 등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패턴화된 일은 AI를 활용하는게 우리 삶의 질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AI가 아직 자동화하지 못한 분야에서 나름의 역량을 발휘하며 AI와 공생하는 길을 택해야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재창조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되겠죠. "나때는 말야" "이제까지 문제없었으니까" "미리 할 필요없어"라는 말을 경계하세요. 지금 우리가 머뭇거리는 순간, 시간은 저만치 사라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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